i) 병으로 아내를 잃은 재홍/43세/은 딸 솔이/15세/와 단둘이 산다. 초경을 맞게 된 솔이를 발견하고 지식이 없어 곤란에 빠진 재홍. 급식실 공사로 인해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지만 바쁜 재홍을 위해 아무 말도 않던 의젓한 솔이. 소통이 없던 솔이와 재홍은 모두 가족 내 빈 자리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이 초보 가족들은 엄마 그리고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양지로 끓인 육개장을 나눠먹는다. 이내 대화를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구축해 나가기 시작한다. ii) 남편 상해/88세/가 죽고 첩 희원/65세/과 넓디 넓은 집에 단둘이 남게 된 제남/80세/. 종갓집 맏며느리로서 그 많은 장례 손님들을 혼자 맞이한 제남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다. 희원은 식음을 마다하고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앉아만 있다. 제남은 남편이 살아있는 동안 그리도 눈엣가시 같았던 희원이 갑자기 안쓰럽다. 손님을 맞느라 막상 식사조차 제대로 못한 제남. 남은 양지머리로 본인이 먹을 육개장을 끓인다. 국을 끓이는 내내 남편이 떠오르는데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엉엉 울던 제남은 희원을 불러다 앉히고 직접 끓인 육개장을 떠먹인다. iii) 아영/24세/의 남자친구 동준/24세/은 차 사고가 날 뻔한 자신을 막고 대신 죽었다. 그의 엄마 계정/55세/은 아영이 용서할 수 없이 밉다. 오열하며 실신하는 계정 때문에 장례식에도 참여조차 하지 못한 아영. 연인의 자취방에 찾아가 혼자만의 장례식을 준비하며 양지로 육개장을 끓인다. 때마침 유품을 정리하려던 계정이 찾아온다. 아영은 묵묵히 사랑하는 이의 장례를 준비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계정은 함께 그들만의 장례식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