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수천의 군중 속에서 주인공의 아들의 모습만을 찍는다. 주인공은 찍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그는 없다. 이 난처한 상황 속에서, 카메라는 주인공을 화면에 현상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쓴다. 아들의 슬픈 얼굴, 추억이라고 추정되는 장소, 그를 보러온 많은 사람들, 그리고 문자로 제시되는 카메라맨 자신의 생각, 피아노를 부술 듯 내리치는 격정의 연주, 시간의 반복과 인간의 깨우침 사이의 지체현상, 뇌의 우매함, 공적인 역사와 감각의 역사, 암흑 속의 목소리 등. 결국 불가능한 재현이지만, 이 불완전함이 그의 시간을 현상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