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학교에서 생활하던 줄피야는 일하러 도시로 떠나야 하는 엄마 대신 시골에 사는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된다. 줄피야는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는 도시로 가기를 꿈꾸면서 매일 엄마의 전화를 기다린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엄마, 도시, 그리고 엄마와 연결해주는 휴대폰으로 가득 차 있다. 할머니는 권위적이고 엄격하지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할머니는 손녀 줄피야가 빨리 엄마가 없는 생활에 적응하길 바라지만 줄피야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할머니는 전화기를 상자 속에 넣고 자물쇠로 잠가 버리면서 손녀와 엄마의 물리적, 심리적 연결을 차단한다. 이런 고약한 심보를 지닌 할머니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기에 할머니와 손녀는 하루도 조용하게 넘어가는 날이 없다. 할머니와 손녀 사이에는 이들을 중재하는 여인이 있다. 바로 줄피야의 숙모다. 시어머니와 아이들과 함께 사는 그녀는 우즈베키스탄 시골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인물이다. 시골에는 학생 외에는 남자라고는 구경하기 힘들다. 모두 돈을 벌러 도시로 떠났기 때문이다. 남편 없는 처지는 숙모도 마찬가지다. 줄피아는 남편도 없이 시골에 처박혀 매일 빵을 구워 파는 숙모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도시로 가지 않냐는 줄피야의 질문에 그녀는 모든 사람은 자신이 져야하는 책임이 있다는 말을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