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서 의식을 잃은 채 건져 올려진 이름 없는 한 여자가 정신병원으로 실려 온다. 정신분열이라는 진단을 받은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권위적인 정신과 의사가 이끄는 여성들만의 집단 치료. 서로의 상처를 끄집어내는 치료 시간이 거듭될수록 참가자들의 내면은 하나씩 열리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것은 광기가 아니라 사회의 금기가 심어놓은 처절한 성적 죄의식과 억압의 흔적이다. 개인의 지옥을 그린 환각 같은 이미지와 날것 그대로의 치료 장면이 뒤섞이며, 산산이 부서진 한 인격의 절망과 밑바닥이 보는 이의 정신까지 파고든다. 여자는 자신을 가둔 껍질의 다른 편, 그 밑바닥 너머로 건너갈 수 있을까. 광기의 내부에서 바라본 세계가 그 어떤 공포보다 생생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