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을 연구하는 상민이가 온천마을을 찾아온 것은 봄도 아직 이른 무렵이었다. 그때 은자라는 가야금 기생을 알게 되며 서로가 친구로 지내자고 약속한 두사람이었지만 어느날 밤 상민은 은자의 몸을 정복하고 만다. 이후 다시금 상민이가 이 온천마을을 찾아온 것은 다음해 겨울이었다. 열차안에서 병자인 기철을 간호하는 옥엽이란 여자를 보게 된다. 옥엽이도 은자와 마찬가지로 강은하여사의 양녀로 있었다. 다음해 가을에 상민이 다시 찾았을 때는 강은하여사도 기철도 저세상 사람이 되었고 은자도 옥엽도 따로 살고 있었다. 어느날 누에창고에 불이나 은자와 둘이서 창고로 간다. 그곳에서는 영화상영이 있어 어린이들이 구경을 갔다가 참변을 당한다. 그 순간 은자는 상민의 손을 뿌리치고 옥엽을 구하려 달려간다. 상민은 온천마을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