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선풍기를 주워 온 할아버지는 몇 시간을 씨름해 멈춘 날개를 다시 돌린다. 비록 머리를 반대로 달았지만 바람은 시원하다. "내 병도 이 선풍기와 똑같아." 추락 사고로 청각과 정신에 장애를 갖게 된 그는 해운대 도심의 작은 숲속에 버려진 물건들을 모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다. 미대 입학 후 정작 그리고 싶은 것이 사라진 손녀는 카메라를 들고 그의 세계를 담기 시작한다. 할아버지의 세계는 온갖 무용한 것들과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지만 감독은 그의 외출 길에 기꺼이 동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