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에 몰두중인 한 젊은이의 모습. 갑자기 그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신경질적으로 키보드를 두드린다.초여름의 어느 늦은 오후, 파라다이스 빌라. 곧 시작할 한국과 일본과의 축구 중계 방송 때문에 바쁘게 빌라로 돌아오는 사람들로 빌라는 꽤 바쁘게 느껴진다. 빌라의 텔레비전은 축구 중계 채널에 맞춰진다. 비아그라님을 찾는 한 낯선 외부인의 방문도 이들에겐 관심 밖의 일일 뿐이다. 그 순간 발라의 옥상에서는 위험한 내기가 이뤄진다. 주차장의 다툼에도 나와보지 않는 집주인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집주인의 아들과 그의 친구의 철없는 장난이 시작된다. 잠시후 두 남녀가 섹스가 벌어지고 있는 203호로 주인집 남자가 뛰어 든다. 영문도 모른 체 집주인을 제지하던 남자가 넘어뜨려 절명케 하고 당혹스러워하는 펀드매니저와 피아노 강사. 같은 시각 비아그라 님을 찾던 젊은이가 칼을 꺼내들고 주인집 여자를 협박하는 순간, 집주인 아들과 그 친구가 들어오자 스무 살은 여자를 죽여버리고 만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사이버 무기를 해킹한 것은 비아그라인 집주인이 아니다. 그 아이디를 도용한 아들이라는 것을 모르는 스무 살은 점점 비아그라의 행방에 집착하게 된다. 한편 자신들의 실수로 죽인 집주인의 시체 앞에서 당혹스러워 하던 펀드 매니저와 피아노 강사도 점점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스스로를 광기로 밀어 넣는다. 비열하게 책임을 떠 넘기려는 펀드매니저, 믿었던 남자의 배신과 광기에 점점 두려움에 빠져드는 피아노 강사. 그러나 빌라의 거주자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축구의 열기에 빠져들고 각각 두 구의 시체 앞에선 세 사람은 점점 극한의 광기까지 치달아 오른다. 마침내 빌라 파라다이스는 이들의 광기로 인해 피로 붉게 물들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