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서툴렀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서 그림을 그리는 것만이 세계였다. 미대에 들어가도 어울리지 못하고, 존재감도 없고, 교실의 구석에서 조용히 연필로 그리던 날들. 하지만 어느 날 모두에게 초대된 작은 그림회에서 '에미카'의 세계는 조금만 흔들렸다. 누드모델이 올 수 없게 된 그 자리에서 그녀는 스스로 '내가 할게'라고 말했다. 그냥 그림을 그리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하지만 시선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다. 누군가 바라보고, 칭찬하고, 필요할 때마다, 마음의 안쪽에서 무언가가 떨렸다. 부끄러움과 쾌락의 틈에서 흔들리면서, 에미카는 눈치챈다. "나, 여기 있어도 좋다" 그것은 처음으로 느낀 "인정"의 온도였다. ──나중에 에미카는 다시 한번 스스로 옷을 벗었다. 「더,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그 교실에서 시선에 싸인 그 감각이, 아직 신체의 안쪽에서 끄덕이고 있었다. 아이자와 앞에서 조용히 목욕 가운을 떨어 뜨린다. 알몸이 되는 것은 부끄럽지 않다. 하지만, 단 하나의 눈에 바라보면 고동이 빨라진다. 숨이 막히게 된다. 그의 눈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나'를 느꼈다. 만져지고, 흔들리고, 에미카는 떨리면서 새로운 감각을 만나 간다. 보이는 쾌락, 만지는 자극.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신체의 안쪽을 채우는 감촉──처음인데, 거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열에 잠겨 있었다. 「더… 봐… 눈치채면 에미카는, 스스로의 손으로 상대를 요구해, 입으로 주고, 다리를 열어, 몇번이나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섹스는 상상보다 훨씬 부드럽고 훨씬 음란했다. 그리고 어느 쪽도, 에미카의 마음과 신체를 조금씩 녹여 갔다. “필요하게 되는 것”은 쾌락과 등 맞추었다. ‘보이는 나’는 이제 ‘그림 속의 나’가 아니라 ‘욕망 속의 나’였다. 부끄럽고, 하지만 기쁘다. 보이면서 느낄 때마다 에미카의 윤곽은 선명해졌다. 이것은 분명, 그녀가 자신을 찾아 가기 위한──첫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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