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온 지 17년이나 지난 봄희는 ‘북한 사투리’를 제대로 쓰지 않는다고 타박받고 진짜 탈북민인지 의심받는다. 진짜 탈북민임을 증명하기 위해 이미 어색해져 버린 “안녕하십네까?”를 연습해야 하는 아이러니. 아마 17년 전에는 ‘진짜’ 북한 사람 같은 말투 때문에 대한민국에 정착하려는 게 ‘진짜’인지 의심을 받았을 것이고, 어떻게든 빠르게 ‘남한 사투리’를 익히려 애썼을 게다.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시간만큼 둥글둥글 깎이고 변해왔을 봄희의 말투는 어떨 때는 북한 사람 같다고, 어떨 때는 북한 사람 같지 않다고 의심하는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