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대의 런던. 손턴 광장 9번지, 유명 오페라 가수였던 이모 앨리스가 잔혹하게 살해된 그 집을 열네 살 폴라는 떠났다. 10년 뒤,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배우던 그녀는 매혹적인 피아니스트 그레고리와 짧은 연애 끝에 결혼하고, 남편의 부드러운 설득에 이끌려 굳게 닫아 두었던 그 저택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행복해야 할 신혼의 나날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아끼던 브로치가 사라지고, 벽에 걸린 그림이 옮겨져 있으며, 기억에 없는 일들이 폴라의 잘못으로 돌아온다. 밤이면 아무도 없는 위층에서 발소리가 들리고 복도의 가스등은 이유 없이 흐려졌다 밝아진다. 그레고리는 다정하게 아내의 건망증과 신경쇠약을 걱정하며 그녀를 세상으로부터 조금씩 떼어놓고, 폴라는 자신이 정말 미쳐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한다. 그런 그녀를 안개 낀 광장 건너에서 눈여겨보는 스코틀랜드 야드의 젊은 형사 캐머런. 그는 10년 전 미제로 남은 앨리스의 죽음과 이 집에서 벌어지는 일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고 확신하는데...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밤, 폴라가 붙들 수 있는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