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온 소피아 가족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차를 세울 곳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다 겨우 주차한 곳에서 벌금을 물거나, 잡상인 때문에 발생한 약간의 다툼같이 관광지에서 으레 겪을 법한 소동이 그들에게 닥친 불행의 전부였다. 떠나기 전날 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항공편은 막혔고, 소피아 가족은 기약 없는 표류를 시작한다. 호텔의 배려로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무료로 머물 수 있게 된 그들은 핸드폰을 통해 접하는 우크라이나의 참혹함과 휴양지의 여유 사이에서 쉽사리 갈피를 잡지 못한다. 소피아와 그녀의 어린 동생 페디르는 새엄마를 맞이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이 여행은 그들을 빠르게 결속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기도 했다. 전쟁은 가족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다툼은 빈번해지고, 서로의 고립은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