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허무하니까 웃어야지’ 대한민국 최초의 히피 뮤지션 한대수는 오늘도 그렇게 웃는다. 어떤 음악가는 사랑이야기나 희망을 노래하지만, 한대수가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영감의 원천은 고통이다. 억압된 사회에서 늘 자유를 노래했던 그는 2020년 마지막 앨범을 만든다. 거장의 녹음현장은 즉흥적이고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리고 70살이 넘은 한대수의 목소리는 더욱 깊고 단단해졌다. 그도 어느덧 남편이 되었고 아버지가 되었고 죽음을 생각하는 노인이 되었다. 젊은 시절, 세상을 향해 가시 돋친 비판을 던지던 그였지만 마지막 앨범에 담긴 노래에는 비판보다는 반성이, 세상에 대한 성난 시선보다는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뉴욕 맨하탄 거리와 서울의 남대문을 오가며 한대수는 인생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히피 할배의 웃음소리는 여전히 유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