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종교 행렬을 앞두고 온 마을이 준비에 분주한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 그러나 단정한 체면의 가면 뒤에서 주민들은 각자 감출 수 없는 어둠과 뒤틀린 욕망을 품고 살아간다. 이상을 잃은 공산주의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잃어버린 채 광기와 자학을 거듭하는 아내 루치아나를 붙들어 두려 애쓰고, 젊은 정육점 주인은 마을 소녀를 향한 채울 수 없는 갈망을 차가운 냉동창고 속 고깃덩이에 쏟아낸다. 임신한 십대 소녀 줄리아는 입 밖에 낼 수 없는 비밀을 고백한 뒤 집을 떠나고, 폭압적인 남편에게 지친 로산나는 몽환의 세계로 도피해 금지된 욕망을 좇는다. 그리고 판잣집에서 모든 남자를 받아들이는 젊은 창부 사비나. 어느 날 새총 하나로 아이들의 영웅이 된 떠돌이 남자가 이 마을에 들어와 행렬에서 십자가를 들겠다고 약속한다. 그는 마을 사람들 각자의 삶 속으로 침입해 들어가며 억눌린 본능들을 하나씩 깨우고, 달콤한 축제의 이면에 숨어 있던 도살장의 문을 서서히 열어젖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