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초여름. ‘낙동강 조절구’로 통하는 장구재비 조재수는 천하의 한량으로 식구들은 굶거나말거나 제 신명나는 대로 먹고 놀기에 바쁜 양반이다. 재수의 딸 경숙은 온 동네를 주름잡는 골목대장으로 남자애들도 못 당하는 왈가닥 소녀. 여기에 억척스러움을 미덕으로 여기며 사는 경숙 엄마와 눈치백단의 몰염치 할머니, 갓난 경미가 한식구가 되어 무책임한 가장의 존재에 익숙해진 삶을 살고 있다. 항상 아버지의 정을 그리워하는 경숙이지만,
이 함량미달 아버지는 딸의 마음도 몰라주고 매번 억울한 야단만 친다. 그러던 중 6.25 전쟁이 터지고 북한군이 밀고 내려온다는 소식이 들리자
재수는 집을 단단히 지키란 말만 남기고 혼자 도망치듯 피난을 가버리는데...